동네약들이 처방전이 유입되지 않는데다 OTC 판매마저 급감, 경영수지 악화로 속속 문을 닫고 있는 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하루 200건 이상 처방전을 받는 문전 및 의원 밀집지역 약국들도 인건비와 상상을 초월하는 약구입비를 감당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개국가에 따르면 영남대학병원 앞 Y약국이 최근 약국을 매물로 내놓은 것을 비롯, 서울의 다른지역 2개 약국도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해 컨설팅 업체에 위탁경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일부 문전약국 및 대형약국들이 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문전약국인 A약국의 경우 처방 200건 조제를 위해 약사 4명, 처방집수인력 2명, 약사보조원 3명이 투입되어 인건비 1,500만원, 식대포함 제경비 월 300만원, 월세 550만원 등 총 2,350만원의 기본경비가 소요되고 있다.

그러나 처방전 200건을 조제해 발생하는 하루 80만원이 수익의 전부로 월25일을 계산했을 때 월수입 2,000만원에 불과, 매달 300여만원의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투자비용 및 전문약 재고금액 3억원에 대한 이자율, 약사자신의 인건비, 제세금 등을 고려하면 적자폭은 천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서울 M약국은 7월이후 일주일단위로 1억원이상 투입해야 하는 약 구입비를 감당하지 못해 없는 약이나 재고가 없는 약을 찾는 환자를 돌려보내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앞 함춘약국 이상흥 약사는 "자금력이 충분하지 못한 약국은 수억원의 재정부담을 떠 안고 있어 보험료가 지불되기 전인 1~2개월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 "문전약국 대부분 현재 수가로는 처방조제만으로 경영해야하는 운영패턴으로는 수지 맞추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체인업체 한 관계자도 "현재 문전 및 대형약국들이 처방조제만으로 수익을 보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대두되면서 화장품, 건식, 한방 등을 통한 경영다각화 등에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고 밝혔다.

동네약국의 사정은 문전약국 보다 더욱 열악하다.

경기도 B약국은 하루평균 100명의 내방고객에 50만원의 매출이 발생했던 약국으로 분업 이후 일 매출이 15만원으로 매출이 뚝 떨어졌다.

이 약국은 하루 50건 처방조제를 행하고 있으며 대부분 방문당 2~3일분으로 본인부담액이 거의 1천원으로 처방조제에 따른 수익은 월 375만원 정도이다.

여기에 일반매출액 250만원중 75만원의 판매 수익을 합하면 월 430만원이 약국 전체수입이다.

그러나 이같은 수입규모는 직원 1명에 대한 인건비 및 일반경비를 제외하면 200만원에 채 미치지 못하는 순이익이다.

대부분의 동네약국이 하루 처방건수가 10~20건에 불과한 현실에 비춰보면 약국의 경영위기는 폐업 직전의 심각한 수준에 달해 있다.

서울 보룡약국 양성칠 약사는 "약사의 고유권한인 약물사용방법에 대한 판단과 선택이 대체조제 금지라는 규정으로 제한되어 약사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양약사는 또 "현재 의료계의 주장에 맞서 약사들도 이러한 약국현실에 대한 대책과 약사직능 회복을 위해 좀더 적극적이고 분명하게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