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의약분업대책 소위의 약사법 개정안에 대해 의협이 수용할 수 없음을 밝힌 가운데 재폐업과 의약분업 불참론이 공공연히 제기, 의료계의 투쟁 방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계의 향후 투쟁은 7월 계도기간 후 8월부터 공식 실시되는 의약분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의약분업 자체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번주에는 의협이 최고 의결기구인 임시 대의원총회를 20일 소집했고 23일에는 과천서 네번째 대규모 장외집회를 계획중이라 투쟁그림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협과 의쟁투 등 의료계 집행부에서는 약사법 입안 과정을 주시한 결과 더 이상의 대화는 의미가없는 만큼 강경투쟁을 재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우세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개원가는 이보다 훨씬 험악해 정부와 피를 보지 않고는 의료계가 원하는 수준의 의약분업안을 쟁취할 수 없다는 초강경 출혈론이 확산되면서 배수진론이 이미 공론화됐다.

특히 정부가 의협의 미협조를 빌미로 거론하면서 계도기간 등을 통해 사실상 의약분업을 실시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극에 달한다.

한 개원의는 "이는 역설적으로 정부가 의약분업같은 중차대한 사안을 관련 단체들과 숙고해서 만들지 못한 것을 반영하는 단적인 사례"라며 복지부를 호되게 질타했다.

의료계의 강경 투쟁은 현재로서 어차피 여론의 호된 질타와 국민적 비판을 면할수 없지만 불편함이 가중되는 의약분업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법 감정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불편함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은 결국 의료계의 주장을 집단이기주의에서 설득력있는 호소로 전환시킬 수 있는 개연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월20일 폐업에 들어간 이후 정확한 수치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아직까지 문을 열지 않는 의사들도 예상외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재폐업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 의료계내의 중론이다.

그런 가운데 지난주 정부안 발표 후 열린 의쟁투 중앙위회의에서는 재폐업 주장이 많이 제기됐으나 국회에서의 심의과정을 지켜보자는 온건론 때문에 파묻힌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아직도 의협의 주장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 일선 의사들의 생각을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무겁게 입술을 깨물었다.

서울의대의 한 교수는 "아예 문닫겠다고 밝힌 의사들이 많은 것"으로 들었다며 "이미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의사들이 많아져 안타까울뿐"이라며 개원가 분위기를 전했다.

어쨌든 의협은 이번주 중 대의원총회 등에서 재폐업이든 아니면 분업 불참이든 가부간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여 의약분업은 또다시 미궁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