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13일 국회에 제출한 약사법 개정 최종안이 원안대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의료계와 약계는 물론 제약업계에도 큰 지각변동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 약사법 시행이후 예측되는 변화상을 점검해 본다.

▲대체조제 = 의료계는 지역별의약협력위원회에서 상용처방의약품의 범위를 지정하는데 사실상 큰 권한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제안한 상용처방약 600품목은 의원급이나 중소병원을 웬만하면 커버할 수 있는 범위이다. 이는 거꾸로 의원이나 중소병원에서 나오는 원외처방에 대해서는 약사가 거의 대체조제할 여력이 없게됨을 의미한다.

동네약국 상당수가 의사의 처방전에 의해 기계적으로 조제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용처방약 목록의 협의·조정시에도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을 거친 품목이나 오리지널 의약품을 놓고 각 지역 의사회와 약사회간에 불협화음이 일어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의사회는 생동성이나 오리지널 품목의 여부를 떠나 의원이나 병원에서 주로 처방하는 의약품을 상용목록에 넣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약사회는 이에 크게 반발할 것이 확실시 되기 때문이다.

약사회는 약효동등성이 완벽하게 확보된 생동성품목이나 우수한 의약품까지 의사의 동의를 얻어 대체조제 하는 부분에 대해 직능의 자존심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는 상용처방 목록에 자사의 제품을 넣기 위해 각 지역의약협력위원회를 상대로 치열한 마케팅을 전개할 수 밖에 없다.

주로 처방하는 의약품이 상용목록에 포함되면 제약업계의 마케팅 타켓은 우선적으로 의료계가 된다.

▲임의조제 = 일반의약품의 낱알판매 관련조항인 제39조2호가 삭제될 경우 약국의 일반약 판매유형이 크게 바뀐다.

우선 드링크와 함께 영양제나 간장약 등을 한정씩 함께 판매하는 방식이 사라진다.

이는 관련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제약회사의 마케팅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으로 확실시 된다.

또한 의약품의 종류에 따라 수많은 포장단위가 선보이는 것도 충분히 예견되는 일이다.

일반약의 구매형태에 따라 5정, 10정, 12정, 20정 등 다양한 형태의 포장단위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구충제등 1정만을 먹는 약의 경우는 '통약판매'로 봐야 할지 아니면 '낱알판매'로 위법이라고 해야할지 정부가 보완을 해야 할 부분이다.

낱알판매가 금지되면 환자들의 불만이 커질 소지가 있어 약국에서는 시행초기에 약사와 환자간에 실랑이가 벌어지는 광경이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약사들은 통약판매를 하면서 의약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나 복약지도를 더욱 충실히 할 것으로 보여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예측이다.

낱알판매의 금지는 약의 오남용을 확산시키고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우려도 잠재해 있다.

약사는 환자들에게 복약지도를 더욱 철저히 해야하는 역할을 부여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