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팀이 냉동보존한 태아의 난소조직을 면역결핍된 쥐에 성공적으로 이식, 인간냉동의 실현을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했다.

포천중문의대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차광렬 교수팀은 19일 "22주된 태아의 난소조직을 유리화동결법으로 한달 동안 냉동보존 한 후 면역결핍 생쥐에 이식해 4주후 관찰한 결과 87.5%의 조직생존율을, 71.4%의 조직성장 난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난자를 이용할 수 없는 소아암환자가 난소조직 동결 후 이식을 통해 임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아암 환자는 어른처럼 호르몬 주사를 이용해 난자를 성숙시킨 뒤 발달된 난자를 채취할 수 없기 때문에 난자은행을 이용할 수가 없다고 한다.

따라서 인간 난소조직의 동결은 소아암 환자는 물론 호르몬 주사를 통해 난자를 성숙시키는데 소요되는 한 달 정도의 기간을 기다릴 수 없는 치료가 급한 암환자들에게 꼭 필요할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 달 동안 호르몬 주사를 맞은 성인도 20∼30개 정도의 성숙난포를 얻을 수밖에 없으나 난소의 피질조직을 얼리면 하나의 난소조각 안에서 얼릴 수 있는 생식세포의 수가 수백 개에 이를 수 있다.

이는 동결과정이나 성장과정에서 난포가 일부 훼손되더라도 호르몬 주사를 맞은 경우보다 많은 수의 난포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발표에 따르면 원시세포만을 갖고 있는 태아의 난소조직에서 발달된 난포조직을 이식대상에서 71.4%나 발견했다는 것은 태아 난소조직의 성장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연구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차 교수팀은 "생존율에 있어서도 37세 된 여성의 난소조직을 유리화동결법으로 10개월 동안 냉동보존후 면역결핍 생쥐에 이식한 결과 80% 이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12주후 난포자극 호르몬을 주입, 난포의 분포도를 조사한 결과 원시난포는 52.3%, 1차 난포 27.3%, 2차 난포 15.9%, 3차 이상의 난포는 4.5%로 발달하는 등 1차 이상의 난포가 전체의 47.7%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인간 난소조직의 동결이 '신체조직의 동결'이라는 점에서 인간냉동의 실현을 앞당길 수 있는 최첨단 냉동보존법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유리화 동결법은 지난해 8월 난자아기 출산에 성공하면서 안전성면에서 이미 검증된 바 있기도 하다.

80% 이상이라는 높은 생존율도 세계 어느 연구팀도 발표한 전례가 없는 세계적 수준이라는 점에서 그 가치가 대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밖에 난소조직의 동결은 불임시술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호르몬 주사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한 달 동안 매일 주사를 맞으면서 겪어야 하는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의 감소라는 측면에서도 큰 호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연구팀은 오늘(19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2차 환태평양 불임학회'에서 상세한 연구내용을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