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의약품 유통전문업체로 성가를 높여온 쥴릭 파마社가 이 지역 일부 시장에서 조만간 위탁판매(contract sales) 및 마케팅 서비스 제공사업에 착수한다.

이는 궁극적으로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메이저 공급업체로 발돋움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최근들어 다국적기업들을 중심으로 핵심사업 이외의 분야를 대상으로 한 아웃소싱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영업 생산성 및 효율성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와 관련, 쥴릭은 홍콩, 싱가포르, 태국, 중국 및 베트남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제한된 영역을 대상으로 하는 위탁판매활동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방침은 필리핀에서 시험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쥴릭은 그동안 필리핀 현지에서 약 500여명을 채용한 가운데 12개 주요 제약기업들의 제품들에 대한 디테일링 활동 등을 펼쳐왔었다.

쥴릭측은 연례보고서에서 ▲신제품 또는 기존 판매품목들에 대한 디테일 인력 제공 ▲허가에서부터 제품판촉 기획 및 실행에 이르기까지 현지 사정에 정통한 에이전트들에 의한 토탈마케팅 ▲지역시장에 맞는 전략 수립을 위한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 지역에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쥴릭은 필리핀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영업력 모니터링 및 벤치마킹, 영역관리시스템(territory management systems)의 활용, 인터넷을 활용한 지속적인 의료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을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쥴릭 아시아·태평양 지역담당 책임자인 프리츠 호라커는 "비록 위탁판매 방식이 쥴릭이 전통적으로 주력해 왔던 핵심사업인 유통·정보 비즈니스 분야는 아니지만, 이같은 방식으로 전문적인 정보와 인프라스트럭쳐를 구축하는 것이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합리적인 접근법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노벡스社도 최근 위탁판매조직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일본시장에 진출할 방침임을 밝혔었다.

쥴릭측은 자사의 매출액이 2000년에 20억달러에 육박하고, 오는 2002년에는 30억달러 가까운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아시아의 의료시장 규모는 향후 2년간 매년 200억달러 규모에 달하고, 2005년에는 500억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지난해 아시아 지역을 강타했던 경제 및 금융위기는 각국 의약품시장 규모가 3~24% 뒷걸음질치는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대만의 경우 의료보험 시스템의 확대로 약제비 지출액이 18%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쥴릭의 총거래액(turnover) 규모는 평균 10%(현지통화 기준시)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필리핀에서 15%, 대만 12%라는 매출신장률을 달성한 데다 신규계약 부문에서 1억달러의 실적을 올린 것에 크게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이같은 실적은 태국에서 매출액이 15% 감소하는 등 일부 국가에서 부진한 결과를 보임에 따라 부분적으로 상쇄된 것으로 분석됐다. 달러화 기준시 쥴릭의 총 매출액은 13% 감소한 15억달러로 집계됐다.

한편 쥴릭은 연례보고서에서 지난해 지분률(equity ratio)을 60%에서 70%로 끌어올리고, 일부 시장에서 실질적인 고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잠재력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지난해 국가별 사업부를 '쥴릭 파마 홀딩스社'라는 하나의 모회사에 예속시키는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사업확대를 위한 사전준비작업에 만전을 기했다고 강조했다.
(Scrip誌 8. 13字 11P "Zuellig eyes Asian contract sa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