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도매업체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나 주요 사립병원들은 매년 거래업체수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및 수도권지역 대형사립병원들은 2001년 평균 6곳의 도매업체를 거래선으로 두었고, 2002년 5.5곳으로 0.5곳이 줄어든 것에 이어 지난해에는 이 보다 적은 5.2곳의 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2일 데일리팜이 서울 및 수도권지역 22개 주요 사립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거래도매 현황자료에 따르면 2년전에 비해 1곳 정도의 업체가 줄어 들었다.

이는 의약분업에 따른 의약품 사용량 감소로 거래도매에 대한 슬림화와 약가마진이 없는 상황에서 구매업무의 간소화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같은 의료기관의 납품업체 줄이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도매업계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10곳 정도의 거래선을 유지했던 한양대병원이 지난해 7월 기존 업체들의 강한 반발 속에서도 5곳의 업체로 대폭 축소시켜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이에앞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20곳의 거래도매상을 16곳으로 줄인데 이어 2002년 11월부터 10곳으로 대폭 축소시켜 눈길을 끌었으나 문제는 10곳의 도매상이 세브란스에 직공급이 아닌 직영도매라 할 수 있는 제중상사를 경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례는 한림대병원도 같은 양상으로 4곳 정도의 도매상이 거래하지만 이 역시 직영도매 성격인 소화를 통해 공급하고 있으며, 가톨릭의료원 역시 같은 양상이다.

반면 늘어난 의료기관은 삼성서울병원으로 기존 7곳에서 공개경쟁입찰을 실시한 이후 9곳으로 늘어났다. 이에앞서 입찰을 실시한 서울아산병원은 12곳에서 11곳으로 줄었는데 2년전 입찰에서는 8곳에서 12곳으로 늘은 이후 지난해 입찰을 통해 2곳이 줄어든 것.

그외 대부분 병원들은 전년도에 비해 큰 변화 없이 기존거래선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중 백병원, 순천향병원, 인하대병원, 삼성제일병원 등이 3곳의 업체와의 거래로 가장 적었다.

경희대병원, 건대민중병원, 가천길병원, 이대목동병원 각 4곳, 분당차병원, 이대동대문병원, 한양대병원 각 5곳, 강북삼성병원 6곳, 고대병원과 아주대병원 각 7곳 등이다.

고려대병원 등과 같이 7곳 정도는 분업전까지만 해도 적은 거래선을 둔 편에 속했으나 이제는 업체수가 많은 순서로 꼽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3월말 계약만료를 앞둔 경희대병원에서 변화가 없다면 올해는 이 수준으로 이어질 것 같다"면서 그러나 "의료기관들의 거래도매 줄이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도매업계는 93년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수입, 시약, 제약사 설립도매상을 제외한 종합도매상만 두 배가 넘는 105% 늘었다.

지난해에는 대략 120여 곳이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 가운데 종합도매상 1,168곳, 시약도매 207곳, 수입전문도매 126곳, 제약회사가 설립한 도매상이 111곳 등 도매협회는 작년 11월말 총 1,612곳으로 집계했다.

특히 규제개혁위원회가 2001년 도매상의 시설평수 90평을 규제완화차원에서 풀어준 후 불과 1년 동안 665곳에서 1,129곳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