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스페셜]연간 거래 금액 1조원 훌쩍 넘어...코로나로 성장세 훈풍
HMP몰·더샵·일동샵 주도 시장에 광동·동성·JW중외 등 새로 진출
가격·반품정책·이벤트로 차별화 경쟁...선 결제·배송 지연은 장벽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제약사들이 약사 대상 온라인몰을 앞다퉈 오픈하고 있다. 올해 JW중외제약, 동성제약, 광동제약 등이 새롭게 도전장을 내밀며 신-구 온라인몰의 쟁탈전이 예상된다.
기존 HMP몰, 더샵, 일동샵, 팜스트리트의 연간 거래금액은 약 1조원. 이들은 1만5000곳에서 많게는 2만곳이 넘는 거래 약국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약국 수와 온라인 거래 규모 확대에 한계가 있어 온라인몰 시장은 매년 완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예상 외로 온라인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은 코로나19였다. 약국가와 제약업계에 비대면 바람이 불었고 온라인이 익숙한 약사들의 증가, 오프라인 영업을 온라인으로 전환하며 경영 효율성을 추구하는 제약사의 니즈가 맞물렸다.
기존 업체들 간 점유율 경쟁, 새로운 후발 주자들의 시장 공략이 더해지며 온라인몰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데일리팜은 약사 대상 온라인몰 시장을 분석했다. 또 제약사들의 온라인몰 도전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약사들은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들어봤다.
◆연간 거래금액 1조원 훌쩍...온라인몰 간 실적 10배까지 차이
지난 2000년 팜스넷이 신호탄을 쏘아 올린 약국 온라인몰은 그동안 수차례 세대 교체가 있었다. 2003년 유팜몰(당시 메디온몰), 2007년 더샵, 2012년 HMP몰, 2017년 일동샵과 팜스트리트 등이 오픈했고 그 때마다 시장 점유율엔 변화가 있었다.
현재 약국 온라인몰 중 HMP몰(온라인팜)과 더샵(엠써클), 일동샵(일동이커머스)의 거래 금액이 상위권에 속한다. 이들 온라인몰의 연간 거래 금액은 각 수천억원에 달한다.
2021년 기준 더샵의 연 거래 금액은 3000억원, 일동샵은 2036억원이다. 가장 많은 거래 약국을 확보하고 있는 HMP몰의 거래 금액은 이를 상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외에도 유팜몰 390억원을 포함 팜스트리트(보령컨슈머헬스케어), 팜페이몰, 팜스넷의 거래금액을 합산하면 1조원을 훌쩍 넘는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문약 시장의 7% 규모가 약국 온라인몰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의약외품 주문은 상당 부분 이미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몰로 넘어왔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약국 의약외품 시장 규모가 과거에 비해 많이 축소되긴 했지만 남아있는 것만 놓고 보자면 80%가 온라인몰에서 이뤄지고 있다”면서 “또 업체들은 전문약 시장의 약 7%를 온라인몰에서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A씨는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제약사는 자사 일반약 제품을 독점 판매하고 있다. 새롭게 온라인몰을 시작하는 상당수의 제약사들도 도매 마진 없이 자사 제품을 공급하려는 취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가격·반품·이벤트로 차별화 경쟁...공격적인 적립-할인 마케팅
온라인몰 거래 약국 수는 HMP몰 2만600곳, 일동샵 1만8500곳, 더샵 1만8000곳, 유팜몰 1만5000곳이다. 거래 약국 수만 보더라도 온라인몰 시장은 특정 업체의 독주가 가능한 구조는 아니다.
약국장들은 최소 5~6개의 온라인몰을 띄워 놓고 가격과 제품을 비교하며 주문을 하고, 업체들은 가격과 반품, 쿠폰, 카드포인트를 차별화로 내걸며 약사들을 유혹한다.
선두업체인 HMP몰은 낱알 반품 정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다양한 결제 방식도 가능해 카드, 예치금, 쿠폰 외 L.PAY, SSGPAY, PAYCO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사무용품과 전자용품, 신선식품 등 다양한 제품 구색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HMP몰 관계자는 “170여개 업체가 입점해 약 17만개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도매상 21곳(43개 지점)과 협업 하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품목을 구비했다”면서 “또 전문 교육을 받은 200여명 영업담당자도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더샵도 일부 품목 최저가 보상제, 무료 배송과 반품, 1일 2배송 혹은 새벽 배송 서비스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샵 관계자는 “멤버십 서비스와 다양한 적립, 할인, 제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소식지와 시즌별 POP, 라이브 세미나로 다양한 콘텐츠도 제공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매월 기획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일동샵은 단독 판매 상품 보유, 사용자 친화적 주문 프로세스를 강조한다. 일동샵 관계자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상품 추천 서비스와 높은 CS 만족도도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팜스트리트는 보령 대표 상품을 가장 먼저 구매할 수 있고, 주간과 월간으로 진행되는 특가혜택이 특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 개편도 예정돼있다.
또 유팜몰은 가입 고객 대상 다량의 쿠폰 지급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 일반약과 부외품 상시 초특가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몰을 운영하는 모 제약사 관계자는 “약사들도 세대 교체가 되면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익숙해졌다. 덕분에 온라인몰도 두 자리 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용율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서울 B약국장은 “차별화는 결국 가격이다. 시장이 형성된 이유이기도 하다. 일부 온라인몰들은 다양한 카드 행사나 쿠폰을 공격적으로 지급하고, 또 낱알 반품을 받아주면서 서비스 경쟁력을 갖춰 약사들이 선택하는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선결제·신속배송 문턱 높구나"...온라인몰 한계에도 성장 전망
온라인몰들의 각종 공세에도 오프라인 주문이 온라인으로 급속도로 전환되지 않는 이유는 선결제·배송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몰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오프라인 영업의 중요성이 부각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B약국장은 “약을 먼저 받고 후결제를 하는 순환이 자리를 잡았다. 온라인몰은 전부 선결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약국에선 주문량에 한계가 있다”면서 “일부는 온라인으로 시키고 나머지는 오프라인으로 주문하게 된다”고 말했다.
B약국장은 “또 배송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 장애 요인이 된다. 그래서 제약사들이 온라인몰을 오픈해도 오프라인 주문을 투트랙으로 운영한다”고 했다.
최근 데일리팜 팜서베이를 통해 개국약사 46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서도 온라인몰 배송에 만족도가 높다고 대답한 약사는 25.2%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과 비교해 수도권 중소도시에서 만족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결국 온라인 거래 비중을 점차 확대할 것이라는 게 약사들의 말이다. 따라서 제약사들도 몰 운영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 C약국장은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한 영업이 있다. 결국 온라인몰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덩치를 키우기 위해선 아이러니하게도 오프라인 영업력까지 갖춰야 한다. HMP몰이 200명 가까운 영업사원을 유지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이라고 본다”고 했다.
C약국장은 “하지만 결국 약국의 온라인 거래 비중은 늘어날 것이고, 제약사들 입장에선 몰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계획을 밝히거나 시작한 제약사들 말고도 앞으로 더 많은 제약사들이 연이어 온라인몰을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