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균성질 유도장치이용 췌장내 항원포착세포에 도달

주사를 맞는 고통없이 간편하게 먹는 방법으로 예방효과를 낼 수 있는 폐렴백신과 백신을 항원포착세포에 정확히 전달해주는 전달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세계최초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박호군 박호군) 의과학연구센터 정서영박사팀 (성승영,권익찬박사)은 KIST-2000 연구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94년 4월부터 5년여동안 총 1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하여 먹는 폐렴백신을 개발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 백신제조기술은 백신에 1미크론(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 이하 크기의 고분자로된 '보호막'을 입혀 소화효소나 강한 위산에 파괴되지 않도록 하면서 콜레라균의 성질을 이용한 '유도장치'를 이용, 췌장내 항원포착세포에 도달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정박사팀은 새로이 개발된 이 경구용 백신을 쥐에 투여한 결과 기존 주사형 백신에 비해 효능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20마리의 생쥐에게 치사량의 폐렴균을 투여한후 면역성을 조사한 결과 백신을 맞지않은 생쥐와 기존의 피하예방주사를 맞은 생쥐의 생존율이 각각 35%와 40%로 나타난 반면 이 경구용 백신으로 예방된 생쥐의 생존율은 80%에 이르렀다는 것.

연구팀은 이 경구용 백신은 병원균이 몸속으로 들어 왔을때 병원균을 죽이는 항체를 생성하는 기존 백신의 효과는 물론 외부 병원균이 체내로 들어오는 경로인 점막(어른의 경우 300-400㎡)에서 병원균을 죽이는 항체도 생성해 내 병원균에 대한 면역효과가 크게 향상됐다고 밝혔다.

정서영박사는 '이 경구용 백신은 특히 전신 면역기능의 약화로 기존 주사형 백신이 거의 효능이 없었던 2세이하 유아나 65세 이상의 고령자에게 희소식이 될 것'이라면서 '이 노약자들의 경우 전신 면역능력이 정상 성인에 비해 감소돼 있지만 점막 면역기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점막 면역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는 경구용 백신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백신은 상온보관도 가능해 백신의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정박사팀의 경구용 백신 동물실험결과는 백신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 미생물학회지 7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KIST는 이 백신의 상품명을 '뮤코백스'로 정하고 태평양제약과 오는 2002년 상용화한다는 목표아래 세계 유명 백신제조 회사들과 관련 다국적 기업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 및 라이센스 계약을 추진중에 있다.

이 백신이 상용화될 경우 약 3억달러 이상의 기술료및 로열티수입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 백신전달체의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 폐렴뿐 아니라 점막을 통해 감염되는 모든 종류의 균및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병 나아가 중이염, 뇌수막염, 인플루엔자, 이질, 결핵, 디프테리아 등 다양한 종류의 경구용 백신개발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백신시장은 현재 연간 6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오는 2003년에는 13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