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02 (금) 16:53

Dailypharm

X
너도나도 뛰어들더니...10억도 못파는 제네릭 속출
안경진 기자 2021-04-16 06:00:55

[DP스페셜]제네릭의 그림자② 주요 시장별 제네릭 처방규모 분포

제네릭 진출 늘었지만...대형 제네릭 등장은 요원

나눠먹기식 경쟁에...처방액 '10억 미만' 영세제네릭 비중 증가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최근 국내 제네릭 시장에서 연간 처방액이 10억원에도 못 미치는 영세제네릭 비중이 크게 늘었다. 오리지널 품목을 위협하는 대형 제네릭 등장은 여전히 요원하다. 신약개발 재원 확보를 위한 '캐시카우' 역할은 커녕, 영세 제네릭만 난립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대형 제네릭 '100개 중 6개'

데일리팜은 주요 의약품성분의 2015-2020년 처방액을 기반으로 국내 제네릭 시장의 판도변화를 살펴봤다. 조사대상은 고지혈증 치료제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 항혈전제 '클로피도그렐’, 치매 치료제 '도네페질', 고혈압 복합제 '암로디핀·발사르탄' 성분 등 5개 성분이다. 단일 시장 기준 전체 처방규모가 가장 크고 다국적 제약사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판매 중인 성분을 선정했다.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제네릭의약품을 등재한 제약사는 총 139곳으로 집계된다. 2015년 99곳에서 5년새 40곳 늘었다. 2009년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제네릭 제품이 처음 발매된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네릭 시장 진출열기가 뜨겁다.

그런데 개별 업체들의 실적을 들여다보면 실속을 챙긴 회사는 많지 않았다. 유비스트 자료를 이용해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제네릭의약품의 작년 외래처방액을 조사한 결과, 외래처방액 100억원을 넘긴 품목은 8개에 불과했다. 작년 말 기준 '아토르바스타틴' 성분으로 등재된 제네릭 품목은 139개(5.8%)로 집계된다. 제네릭 10개 중 연간 처방액이 100억원을 넘긴 제품이 1개도 안된다는 얘기다.

종근당 '리피로우'가 513억원으로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제네릭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은 처방액을 기록했다. '리피로우'는 2015년 448억원에서 5년동안 14.5% 증가하면서 처방 상승흐름을 지속 중이다. 지난 6년간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제네릭 처방액 1위 자리를 한번도 내준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오리지널 제품인 화이자 '리피토' 성장률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이 기간 '리피토'는 4517억원에서 5600억원으로 처방규모가 24.0% 확대했다. 작년 누계 처방액 기준 '리피로우'의 시장점유율은 9.2%로 '리피토'(33.1%)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그나마 '리피로우'는 사정이 좋은 편이다.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나머지 제네릭의약품들은 경쟁심화로 처방정체가 뚜렷했다. 유한양행 '아토르바'의 작년 처방액은 401억원으로 5년새 5.1% 줄었다. 동아에스티 '리피논'은 2015년 305억원에서 지난해 208억원으로 5년만에 처방액의 3분의 1가량이 사라졌다.

지난해 100억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올린 제품은 대원제약 '리피원'(138억원), 한국휴텍스제약 '휴텍스아토르바스타틴'(132억원), 대웅바이오 '대웅바이오아토르바스타틴'(113억원), 경동제약 '아트로반'(110억원), 삼진제약 '뉴스타틴에이'(104억원) 등이다. 2015년 당시 처방상위권에 랭크됐던 일동제약 '리피스톱'(73억원), 대웅제약 '스피틴'(74억원) 등이 내려가고 휴텍스제약과 대웅바이오가 100억원 이상으로 올라왔다. 개별 업체간 소폭의 순위변동이 있었을 뿐, 대형 품목수는 5년 전(8개)과 동일하다.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제네릭의약품을 발매한 업체수를 고려할 경우, 대형 품목 비중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2015년에는 '아토르바스타틴' 성분으로 등재된 제네릭의약품 99개 중 100억원 이상 처방되는 품목이 8.1%였지만 5년만에 2.3%p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제네릭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업체들은 대부분 처방실적이 100억원 아래에 머물렀다는 얘기다.

'아토르바스타틴' 성분 의약품의 처방규모별 업체수 분포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연간 50억~100억원 규모의 '아토르바스타틴' 제네릭 제품을 보유한 업체는 2015년 4곳에서 2020년 14곳으로 10곳 늘었다. 10억~50억 수준의 처방품목을 보유한 업체는 3곳 증가했다.

이 기간 10억 미만 제네릭품목을 보유한 업체 업체는 2015년 46곳에서 2020년 73곳으로 27곳 늘었다. 작년 누계 처방액 기준 10억 미만 제네릭품목을 보유한 업체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2015년 46.5%에서 5년만에 6.1%p 증가했다. '아토르바스타틴' 시장을 놓고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이 벌어지면서 연처방실적이 10억원에도 못 미치는 영세 제네릭만 난립하는 형국이다.

◆'로수바스타틴·도네페질' 시장도 10억미만 영세제네릭 속출

최근 몇년간 주요 제네릭 시장 판도를 살펴보면 비슷한 패턴이 포착된다.

또다른 고지혈증 치료제 성분 '로수바스타틴' 시장은 지난해 처방액이 3146억원 규모로 커졌다. 이 같은 성장세를 보고 제네릭 시장에 뛰어든 업체는 작년 말 기준 135곳에 이른다.

이들 업체 중 지난해 100억원 이상 처방된 제네릭 품목은 에이치케이이노엔 '비바코'와 삼진제약 '뉴스타틴알' 2개뿐이다. 비율로는 1.5%에 불과하다. 반면 '로수바스타틴' 성분 제네릭 가운데 처방액 10억 미만인 제품은 84개(62.2%)에 달했다. 2015년(69.2%)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로수바스타틴' 제네릭을 등재한 업체 10곳 중 6곳은 연처방액이 10억원 미만으로,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로수바스타틴' 성분은 오리지널 품목인 아스트라제네카 '크레스토'가 전체 시장의 27.2%를 점유하고 있다. 나머지 70% 시장을 놓고 제네릭업체 135개사가 경쟁을 벌이는 구조다. 전체 시장 규모가 5년새 55.3% 커질 정도로 수직상승했지만, 오리지널 의약품을 위협하는 대형 제네릭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하는 '클로피도그렐' 성분 시장도 다르지 않았다. 작년 말 기준 '클로피도그렐' 성분 제네릭 등재업체수는 133곳이다. 2015년 이후 전체 시장규모가 39.8% 확대하면서 42개사가 제네릭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 하지만 지난 6년간 삼진제약 '플래리스'와 동아에스티 '플래비톨' 2종만이 처방액 100억원을 넘겼다. 10억원에도 못 미치는 '클로피도그렐' 제네릭 제품은 2015년 65개에서 88개로 증가했다.

치매 치료제 '도네페질' 시장은 처방액 10억 미만의 영세제네릭 비중이 70.1%에 이른다. '도네페질' 성분으로 등재된 제네릭의약품은 2015년 58개에서 지난해 134개로 131.0% 늘었다.

이 기간 처방액 10억 미만 제네릭품목수는 37개에서 94개로 154.1% 증가했다. 제네릭업체 진입율이 전체 시장성장세를 웃돌면서 영세제네릭 비중이 두터워졌다.

지난해 연처방액 100억원을 넘긴 대형 품목은 대웅바이오 '베아셉트'가 유일하다. 2018년까지 연 100억원 이상의 처방실적을 올리던 삼진제약 '뉴토인' 처방액이 80억원대로 내려앉았고, 제일약품 '도네필'은 2년 연속 90억원 내외를 맴돌고 있다.

◆불순물 파동 겪은 '엑스포지' 시장...제네릭 영세현상은 여전

'암로디핀·발사르탄' 성분 고혈압 복합제 시장은 10억 미만 제네릭 업체수 증가곡선이 다른 성분과 차이를 나타낸다.

노바티스의 '엑스포지'가 오리지널 제품인 '암로디핀·발사르탄' 복합제 시장은 지난해 처방액 1994억원으로 5년 전보다 26.4% 확대했다. 하지만 제네릭업체수는 2018년 105곳, 2019년 103곳, 2020년 102곳으로 주춤한 양상이다. 10억 미만 제네릭업체수도 2018년 63곳, 2019년 72곳, 2020년 67곳으로 큰 변함이 없었다.

'암로디핀·발사르탄' 성분 제네릭 시장이 전형적인 패턴에서 벗어난 요인으론 2018년 불거진 불순물 사태가 지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8년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라는 불순물이 검출된 발사르탄 원료를 사용한 175개 제품을 판매중지 했는데, 이 중 상당수가 '엑스포지' 제네릭 제품이었다.

불순물 검출로 일부 제네릭 제품의 판매가 중지되고 오리지널 의약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제네릭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업체들이 크게 줄었다.

제네릭 업체들의 영세성이 개선된 것은 아니다. 작년 누계 처방액 기준 10억 미만 제네릭업체 비중은 65.7%다. 2015년 67.1%에서 큰 변함이 없었다. 불순물 파동으로 일부 업체가 판매중지 처분을 받으면서 시장판도가 크게 흔들렸지만 영세 제네릭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진 못했다는 분석이다.

제약사들의 표면적인 제네릭 사업의 명분은 안정적인 수익확보에 있다. 제네릭을 안정적인 캐시카우로 활용해 신약개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하지만 제약사들의 무분별한 시장 진출로 제네릭의 수익이 떨어지면서 캐시카우 역할조차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제네릭을 내놓고 제네릭으로 얻은 수익을 다시 제네릭 개발에만 쏟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안경진 기자 (kjan@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인쇄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 1
독자의견
1
익명의견 쓰기 | 실명의견쓰기 운영규칙
닫기

댓글 운영방식은

댓글은 실명게재와 익명게재 방식이 있으며, 실명은 이름과 아이디가 노출됩니다. 익명은 필명으로 등록 가능하며, 대댓글은 익명으로 등록 가능합니다.

댓글 노출방식은

새로운 댓글을 올리는 일반회원은 댓글의 하단에 실시간 노출됩니다.

댓글의 삭제 기준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제한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상용 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 근거 없는 비방·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

    특정 이용자 및 개인에 대한 인신 공격적인 내용의 글 및 직접적인 욕설이 사용된 경우

    특정 지역 및 종교간의 감정대립을 조장하는 내용

    사실 확인이 안된 소문을 유포 시키는 경우

    욕설과 비어, 속어를 담은 내용

    정당법 및 공직선거법, 관계 법령에 저촉되는 경우(선관위 요청 시 즉시 삭제)

    특정 지역이나 단체를 비하하는 경우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해당인이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

    특정인의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전화, 상세주소 등)를 무단으로 게시하는 경우

    타인의 ID 혹은 닉네임을 도용하는 경우

  • 게시판 특성상 제한되는 내용

    서비스 주제와 맞지 않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경우

    동일 내용의 연속 게재 및 여러 기사에 중복 게재한 경우

    부분적으로 변경하여 반복 게재하는 경우도 포함

    제목과 관련 없는 내용의 게시물, 제목과 본문이 무관한 경우

    돈벌기 및 직·간접 상업적 목적의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

    게시물 읽기 유도 등을 위해 내용과 무관한 제목을 사용한 경우

  •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 기타사항

    각 서비스의 필요성에 따라 미리 공지한 경우

    기타 법률에 저촉되는 정보 게재를 목적으로 할 경우

    기타 원만한 운영을 위해 운영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

  • 사실 관계 확인 후 삭제

    저작권자로부터 허락받지 않은 내용을 무단 게재, 복제, 배포하는 경우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경우

    당사에 제공한 이용자의 정보가 허위인 경우 (타인의 ID, 비밀번호 도용 등)

  • ※이상의 내용중 일부 사항에 적용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으실 수도 있으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이더라도 불법적인 내용으로 판단되거나 데일리팜 서비스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선 조치 이후 본 관리 기준을 수정 공시하겠습니다.

    ※기타 문의 사항은 데일리팜 운영자에게 연락주십시오. 메일 주소는 dailypharm@dailypharm.com입니다.

최신순 찬성순 반대순
  • 2021.04.16 10:24:03 수정 | 삭제

     

    약가 정책에 따라 결국 오리지날과 제네릭 가격이 같은데 왜 제네릭을 쓰나? 그리고 연매출 1000억 안돼는 회사가 대부분이고 그런 회사에서 연매출 10억 넘는 품목이 많은 줄 아나? 왜 전부 가장 큰 회사 기준으로 모든걸 평가하는지?

    댓글 1 4 0
    • Outlier452504
      2021.04.19 12:57:42 수정 | 삭제
      보험급여가는 최저가가 아닌 최고가임. 따라서 제네릭 가격을 오리지날보다 더 낮추면 되는데 그걸 안하는 제네릭 회사의 문제임
    등록
약국 일반약 매출액 Top 100(05월)
순위 상품명 횟수
1 타이레놀정500mg(10정) 25114
2 까스활명수큐액 12130
3 리쥬비넥스크림 1262
4 판콜에스내복액 13175
5 케토톱플라스타(40매) 4200
전체보기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아52715 | 등록일자 2019.11.20 | 발행일자 2019.11.20 | 발행인 : 이정석 | 편집인 : 가인호
발행주소: 서울시 송파구 법원로 128 문정 SK V1 GL 메트로시티 A동 401호
전화 : 02-3473-0833 |팩스 : 02-3474-0169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강신국)
Contact dailypharm@dailypharm.com for more information
데일리팜의 모든 콘텐츠(기사)를 무단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