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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이 폐약품연구서 건저 올린 건 '약사'
정혜진 기자 2017-01-13 06:15:00
[DP스페셜]복약순응 높여 폐약품 발생 원천 감소해야...정부 고민도 절실



오늘은 앞서 전해드린 1편부터 4편까지 나온 데이터를 토대로 폐의약품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약사의 역할을 함께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휴베이스가 적지 않은 예산과 시간, 노력을 들여 연구를 진행한 것도 바로 이 점을 찾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요, 물론 폐의약품 발생 원인을 어느 하나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여러 가지 원인 중 약사와 약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보자는 것이죠.

우선 긍정적인 것은 국민들도 폐의약품에 대해 문제의식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약을 가져온 217명 중 182명이 설문에 응했다고 앞서 언급한 대로, 실제 상당수의 국민들이 폐의약품 설문에 관심을 보이고 적극적으로 응답했다고 해요.

이미 발생한 폐의약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부터 볼까요. 설문에 응답한 국민 중 '폐의약품을 약국으로 가져오라는 말을 약국에서 들은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 전체 74%, 121명이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폐의약품을 약국에서 수거하는 것을 어떻게 알게 됐나'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67명의 응답자가 '약국에서 수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포스터를 보고)'며 약국 안내를 꼽았습니다. 그 다음 많은 응답이 '인터넷, 신문 캠페인'(65명, 40%)을 꼽았고요.

실제 약을 사러 오는 약국의 '폐의약품 수거 홍보'는 위력적이었습니다.

김민영 연구소장은 말합니다. "실험기간 3개월이 끝난 후에 더 많은 폐의약품이 들어와요. 3개월 간 현수막을 걸어둔 것으로 주민들에게 '버릴 약은 약국에'라는 인식이 고정된 거죠. 약국이 나서면 분명한 대국민 홍보효과가 있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지자체마다 다른 폐의약품 수거, 폐기 절차로 폐의약품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약국도 있습니다.

데일리팜도 누차 보도했지만, 어떤 곳은 '약국이 쓰레기봉투를 구입해 버려라'라고 하거나, 지자체나 보건소가 약국에서 수거를 해가지 않아 악취와 공간 차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일부 쓰레기는 여전히 매립되고 있어 폐의약품이 토지에 매립되는 양도 분명 존재하고요.

이렇게, 처리 과정에도 개선할 과제들은 아직도 많습니다.

그럼 원인을 없애 버려지는 의약품 자체를 줄이는 방법을 생각해볼까요. 다시 설문조사로 돌아가 환자들이 약을 '왜 먹지 않고 버리는지'를 상기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환자 설문을 통해 '약이 남는 이유'가 크게 ▲복약순응도 ▲환자가 약에 가지는 거부감 ▲의사 처방 단계 세가지인 걸 알았습니다.

가장 많았던 응답 기억하시나요? '좀 나아서 임의로 중단'이었습니다. 여기에 약사의 상담과 컨트롤이 개입하면 어떨까요.

약을 조제해 줄 때 약사들이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다 나으면 그만 먹어도 되나요'라고 하네요. 항생제일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따라 약사 답변이 달라지겠지만, 앞서 언급했듯 항생제 역시 엄청난 양이 버려지고 있어요.

게다가 항생제는 상대적으로 비싼 제제죠. '내성이 생길 수 있으니 균이 다 죽을 때까지 약을 다 먹어야 한다'고 약사들이 한 번 더 안내하면 어떨까요.

환자가 물어오기 전에, 약사가 먼저 증상 여부에 따라 다 먹어야 하는 약인지 아닌지를 먼저 주지시킨다면 다만 항생제 만이라도 버려지는 양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바로 복약상담의 중요성인데, 이는 복약순응도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복약상담과 약사의 정확한 정보 전달로 환자가 가지는 '약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수 바로잡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물론 약이란 많이 먹는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필요한 경우엔 반드시 용법용량을 잘 지켜 먹어야 하는 존재입니다.

막연한 불안과 거부감을 가지는 환자에게 약사가 편안하게 다가갈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의사의 처방 단계에서 나오는 폐의약품은 예민한 부분임에 틀림 없습니다. 다만 해외 근무 경험이 있는 약사들의 설명을 통해서라도 우리가 도입할 수 있는 제도를 살펴볼까요.

미국 수지 코헨 약사가 최근 내한 강연에서 '미국에도 십여년 전까지 위장보호제와 소화제를 기본으로 처방하는 관례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제약사, 의사 그리고 약사들의 협력으로 '까는 약' 문화가 없어졌다고 하는데요, 약사회에서 주도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하고 일선 의사, 약사들도 환자와 논의해 소화제를 빼거나 약을 줄이는 쪽으로 유도했다고 합니다.

또 환자가 약의 부작용 때문에, 증상이 낫지 않아 다른 약 혹은 다른 병원에서 새로운 약을 처방받은 경우들은 어떤가요?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약사가 처방을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답니다. 진료비가 워낙 비싸다 보니, 병원 내원 횟수를 줄이기 위해 생긴 제도라고 하네요.

특히 장기처방일 경우 약사 처방 조정은 필수인데요, 약을 일주일 치 먹어보고 괜찮다 싶으면 30~360일 등의 장기 조제를 해주는 거죠. 환자는 진료를 여러 차례 받지 않아서 의료 재정도 절감되고 약사는 환자 상황에 맞춤으로 약을 분할 조제해주는 것입니다. 이런 제도만 있어도 상당 부분의 '뜯지도 않고 버리는 약'이 줄어들 거에요.

 ▲ 폐의약품을 식별, 분류 작업하는 모습
휴베이스는 말합니다. 실제로 캐나다는 약사들에게 의사의 처방을 상황에 알맞게 수정/조정하는 것을 국가적으로 장려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요.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투약하는 일, 모두 약사의 일입니다. "지금 우리 약사들의 역할을 중 잊혀지고 있는 영역을 분명히 하면 버려지는 약과 낭비되는 건강보험재정을 충분히 줄일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제 이 겨울이 지나면 본격적인 이사철, 봄이 옵니다. 휴베이스 연구소가 폐의약품을 수거한 건 8월부터 10월, 여름이었고요.

일선 약국가에서는 많은 집들이 대청소를 하고 이사를 하는 봄, 가을철에 폐의약품이 더 많이 나온다고 합니다. 우리가 계측한 폐의약품 1400만원이라는 숫자가, 현실을 반영하기엔 아직도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겨울입니다.
정혜진 기자 (7407057@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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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7.10 23:26:23 수정 | 삭제

     

    안녕하세요. 저는 약대생입니다. 모 그룹의 마켓리서치 활동을 하면서 일러스트를 찾다가 들어오게되었습니다. 조금 지난 글이지만 이런 현황에 대해 잘 몰랐던 부분이라 잘 보았습니다! 마켓리서치 활동 중에 카드뉴스 제작하는 활동이 있는데요. 카드뉴스 제작할 때, 위에 사용된 약사 이미지 일러스트를 사용해도 되는지 문의드립니다.

    댓글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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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3 23:02:24 수정 | 삭제

     

    참 의미있는 기획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꼭 정부정책으로 이어지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댓글 0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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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3 16:34:13 수정 | 삭제

     

    좋은 의도를 가지고 한거잖아요.. 누군가가 해야할일들.. 약사회가 했어야할 일들을,.. 책임감 가지고 한건데... PPL이 아니라 이건 띄어줘도 되는거 아닌가요.. 후베이스를 들라고 강요한것도 아닌데.. 열심히 했으니 못한 우리는 박수 치는게 맞는거 같아요.. 기사형식의 광고는 아닌거 같은데... 이해 방식이 안타깝네요...

    댓글 0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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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3 16:18:48

     

    사실 모두가 문제라고 생각하면서 대안이 없는 까닭에 파고들지 못했던 문제.. 폐의약품문제~~ 이제는 수면위로 올려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

    댓글 0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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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3 15:14:14 수정 | 삭제

     

    근데, 대놓고 광고??님의 댓글에 딸린 글들을 보면, 무슨 알바부대가 있어보일 정도에요. 좋다는 사람, 안좋다는 사람 있기 마련인데, 안좋다는 글에는 무슨 반박댓글이 이렇게 많은지, 데일리팜기사중 이런 경우는 휴베이스관련기사만 특히 그런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냥 휴~, 너무 티나요? 이러지 마세요.

    댓글 0 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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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3 13:42:21 수정 | 삭제

     

    무슨 휴베이스 대놓고 광고해주나요??? 집단지성 집단지성 휴베이스 문구하고 똑같네요데일리팜하고 휴베이스와 어떤 협력관계인지 모르겠으나 데일리팜의 1,2번째 기사가한 약국체인과 너무 밀접하게 관련되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네요.언론사인지 ;; 기사형식의 광고를 보는것인지..

    댓글 6 1 1
    • 미래403376
      2017.01.16 11:02:55 수정 | 삭제
      미래를 향한 발걸음은 응원해 줍시다. 내가 못하는 걸 하는데 ....
    • ㅇㅇ403341
      2017.01.13 16:13:32 수정 | 삭제
      시도가 나쁘지는 않죠 다만 언론사에서 사기업체가 밀고있는 멘트를 그대로 인용한다는건 문제가 있는거죠
    • 광고403337
      2017.01.13 15:06:01 수정 | 삭제
      광고라하면 광고라고도 볼 수 있죠~ 원래 약사회나 국가에서 나서서 해야될인데...제가보기엔 그리 나쁘게만 보이지는 않는데요?
    • 지나가던 약사403336
      2017.01.13 15:03:25 수정 | 삭제
      아~ 이거 휴베이스가 한거에요? 폐의약품 가져올 때 귀찮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연구를 진행했다는게 대단하네요. 사실 폐약처리 하면서 노동의 대가가 없다는 생각만 하면서 불만이었는데 좀 부끄러워집니다.
    • ???403335
      2017.01.13 14:55:15 수정 | 삭제
      내가 쓸 댓글에 뭐 잘못된게 있나요??? ㅋㅋㅋ 데일리팜도 이런 성향을 띄고 있는 언론사인줄 몰랐네요
    • 403333
      2017.01.13 14:49:05 수정 | 삭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분이네
    등록
  • 2017.01.13 10:59:46 수정 | 삭제

     

    좋은 말쓰임다.

    댓글 0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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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3 09:34:02 수정 | 삭제

     

    몰랐으면 그냥 주는대로 복용하였을텐데 알고나니 이약은 내게 필요없는것 같아 복용하지 않았습니다라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요즘 복약지도가 의무화 되고 이약저약 상세히 이야기하다보니 환자들이 자기에 맞는것을 골라 복용하는 경우가 더러있는데 이런 이유로 버려지는 약도 상당하다고 생각한다. 항생제 복용을 극히 꺼려하는 경우가 많고 진통제도 그렇다..

    댓글 2 0 0
    • ㅋㅋㅋㅋ403338
      2017.01.13 15:19:22 수정 | 삭제
      진짜 개소리한다. 너가 그런다고 일반화시키지마렴. 니 멋대로 듣고 싶은거만 들으니까 그 꼬라지 나겄제
    • 뭔들403330
      2017.01.13 11:46:36 수정 | 삭제
      이건 또 무슨 참신한 개소리야.ㅋㅋㅋ 그럼 환자들이 잘 모르니까 상식적으로 봤을 때 쓸모없는 약을 처방했다는 소리잖아. 의사 니들이 제일 원인제공자고 문제덩어리야. 반성을 해라 이놈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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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1.13 09:02:53 수정 | 삭제

     

    정말 유익한 정보였고, 좀 더 폐의약품에 관심을 갖고 되었고 복약순응도를 높이는 복약지도에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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