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02 (금) 11:39

Dailypharm

X
벤처에 관심갖는 토종제약 "유망기술 확보 총력"
제약산업팀 기자 2016-01-05 06:15:00
[DP스페셜]한미 기술수출 이후 국내제약 벤처·대학과 공동연구 활기



지난달 17일 한국제약협회 4층 강당에 제약업계 연구개발 관계자 80여명이 모였다. 이날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열린 '바이오파마 미래 테크 콘서트'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각 대학의 신약후보 기술들을 듣기 위해서다.

세미나에는 아주대, 성균관대, 건국대, 서울대 등 교수들이 직접 나와 항암제, 항체치료제 등 각자 보유한 신약기술이 소개됐다.

이날 참석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연이은 빅파마 기술수출 성공 때문인지 회사 경영진들의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과 주문이 높아졌다"며 "회사 R&D 파이프라인으로는 부족해 상업화가 가능할만한 대학의 신약후보들을 보러왔다"고 말했다.

 ▲ 지난 17일 대학의 신약 기술후보 설명회에 제약업계 관계자 80여명이 나타났다.
참석자 중에는 한미약품 관계자도 있었다. 또 대웅제약, 보령제약, 동화약품, CJ헬스케어, SK케미칼 등 대형 제약회사와 CMG제약, 우리들제약, 다산메디켐, 한국유니온제약 등 중소형 제약사도 있었다. 아울러 투자회사와 일부 외국계제약사 관계자도 포럼에 참석했다.

제약협회 관계자는 "내부 신약과제 갖고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외부의 기술을 통해 혁신을 창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이 제약업계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한미약품의 연이은 기술수출 성공 이후에는 각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전략이 더 개방적이고, 활발해졌다"고 설명했다.

내부 파이프라인으로는 한계...대학, 벤처와 콜라보레이션

마침 이날 동화약품은 아주대학교의료원과 RIP3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항암제 개발 기술이전 및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에 협약한 기술은 암환자의 세포사멸 핵심 유전자인 RIP3 단백질의 발현이 저하된 암환자를 대상으로 활성화제를 이용해 회복시켜 항암제의 치료효율을 증기시키는 기술이다.

동화약품은 이 기술을 활용해 유방암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앞으로는 폐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의 김유선 교수가 발굴했다. 동화약품은 3년동안 약 30억원의 정부출연금을 받아 사업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 용인에 위치한 동화약품 중앙연구소에서 한 연구원이 신약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에는 경희대학교와 염증성장질환 등을 포함한 염증 및 면역질환치료제 관련에 대해, 2013년에는 동국대학교와 알레르기질환치료제와 관련한 기술이전 및 공동연구를 추진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기관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신약개발 활로를 개척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대학뿐만 아니라 벤처가 보유한 신약기술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CJ헬스케어는 국내 벤처사를 대상으로 한 'R&D 오픈 포럼'을 지난해 11월 개최했다.

회사는 이미 지난 2012년 일본 벤처사를 대상으로 오픈 포럼을 진행한 바 있다. 3년만에 다시 열린 이번 포럼은 대상국적도 달라졌지만, 목적과 취지도 조금은 변했다.

회사 관계자는 "2012년 당시 포럼은 기술력이 풍부하지만, 자금이 부족한 벤처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했다. 하지만 이번 포럼은 유망 기술 및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한 벤처 등과 협력해 CJ헬스케어의 미래 성장동력을 빠른 시간 내에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 더 크다"고 말했다.

CJ헬스케어는 48개사의 신약과 138개의 바이오의약품 분야 R&D 과제를 검토, 최종적으로 포럼에서 발표되는 6개사 과제를 선정했다.

회사 관계자는 "포럼에서 발표한 최종과제에 대해 현재 기술도입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CJ헬스케어는 2010년 일본 벤처사로부터 도입한 위산관련 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해서도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또한 국내 벤처로부터 도입된 바이오베터 후보물질 개발에 나서는 등 외부 파트너링에 의한 유망 신약물질 발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앞으로는 오픈이노베이션 대상지역을 더욱 확대해 국내 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아시아 지역 벤처사들의 유망 기술과 과제를 발굴하는 글로벌 R&D 오픈 포럼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작년 빅파마에 기술수출한 4개 신약후보들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길러진 것이다. 그러나 한미도 이제 외부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오는 21일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을 통해 국내 벤처와 학계, 연구기관의 유망기술들을 수집한다는 계획이다.

중견제약회사 연구소 출신 임원은 "사실 다른 제약사들이 한미처럼 자체적으로 기른 신약후보 기술들이 연이어 빅파마에 수출할 확률은 극히 낮다"며 "파이프라인도 빈약한데다 그동안 내수판매에 초점을 맞춘 과제들이 많아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려면 '퍼스트 인 클래스' 후보군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학, 연구기관, 벤처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더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그전까지 국내 제약사들은 글로벌 신약 후보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부정적 인식이 많았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이를 보기 좋게 깨뜨렸다"면서 "글로벌 신약 R&D에 대한 관심이 지금 벤처나 연구기관, 학계의 과제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국신약개발조합이 작년 34개 국내 주요 연구개발중심 제약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향후 대학과 연구기관, 벤처에 대한 공동연구를 희망하는 기업비율은 전체의 60%가 넘었다.

또한 기술이전과 관련해서는 벤처를 대상으로 하고 싶다는 희망 의견이 전체의 64%, 동종기업 58%, 연구기관 55%, 대학 48%로 높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다른 유관기관 또는 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R&D 전략이 높은 우선순위에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다국적사, R&D 생산성 극복 외부로 눈 돌려...한국 내 투자 시동

국내에서는 이제 오픈이노베이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협업 R&D'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칼로마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다국적제약사들의 R&D 아웃소싱 비율은 2003년 25% 수준에서 2015년에는 4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 다국적제약사의 R&D 아웃소싱 비율 증가 현황(출처 : 칼로라마 인포메이션, 키움증권)
이같은 결과는 다국적제약사들이 내부개발을 통한 신약발굴에 한계가 직면했음을 나타낸다. R&D 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신약 개발 성공률은 낮아지는 R&D 생산성 문제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세계제약협회연맹(IFPMA)에 따르면 1975년 신약 1개당 R&D 비용은 1억3800만불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13억불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FDA 신약 승인 건수는 1996년 56건으로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걷고 있다. 여기에 블록버스터약물의 특허만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R&D 아웃소싱 비율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위기에 놓인 빅파마들은 일찌감치 학계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산학연 공동연구에 나섰다. 화이자는 2010년 치료혁신센터((Centers for Therapeutic Innovations, CTIs)를 설립하고 UC 샌프란시스코대학과 5년간 협력연구를 진행하고, 약 8500만불을 지원하기로 했다.

노바티스는 R&D 예산의 30%를 외부협력에 쏟고 있으며, 벤처펀드를 만들어 유망후보물질을 보유한 전세계 바이오벤처를 지원하고 있다. 로슈도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인 로슈 다이아그노스틱스를 운영하며 산학연과 연계된 R&D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의 국내 투자도 활발하다. 앞서 노바티스는 벤처펀드를 통해 네오믹스, 파멥신 등 국내 벤처에 100억원 넘게 투자했다.

 ▲ 주상언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왼쪽)과 중국 상해에 위치한 존슨앤드존슨 이노베이션 아태 센터의 동위 대표가 당뇨신약 공동개발 프로젝트 MOU 체결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노피도 2012년 파멥신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해 1월에는 서울아산병원과 대전에 본사를 둔 ANRT와 간암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사노피는 2010년 본사 소속 한국 R&D 전담팀을 갖추고 대덕연구단지에 현지 사무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존슨앤존슨(J&J)은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협력해 제2형 당뇨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연구기관을 찾고 있다. J&J는 공동 연구개발 프로그램이 확정되면 현물 또는 현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사노피 아시아태영양지역 연구소의 이승주 박사는 "최근 다국적제약사들도 바이오벤처의 기술을 도입하고, M&A를 통해 파이프라인을 충족하고 있다"면서 "신약개발의 꿀벌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벤처들이 역할을 잘하도록 정부와 민간의 지원이 활성화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제약산업팀=가인호, 이탁순, 어윤호 기자]
제약산업팀 기자 (dailypharm@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인쇄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 0
독자의견
0
익명의견 쓰기 | 실명의견쓰기 운영규칙
닫기

댓글 운영방식은

댓글은 실명게재와 익명게재 방식이 있으며, 실명은 이름과 아이디가 노출됩니다. 익명은 필명으로 등록 가능하며, 대댓글은 익명으로 등록 가능합니다.

댓글 노출방식은

새로운 댓글을 올리는 일반회원은 댓글의 하단에 실시간 노출됩니다.

댓글의 삭제 기준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제한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상용 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 근거 없는 비방·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

    특정 이용자 및 개인에 대한 인신 공격적인 내용의 글 및 직접적인 욕설이 사용된 경우

    특정 지역 및 종교간의 감정대립을 조장하는 내용

    사실 확인이 안된 소문을 유포 시키는 경우

    욕설과 비어, 속어를 담은 내용

    정당법 및 공직선거법, 관계 법령에 저촉되는 경우(선관위 요청 시 즉시 삭제)

    특정 지역이나 단체를 비하하는 경우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해당인이 삭제를 요청하는 경우

    특정인의 개인정보(주민등록번호, 전화, 상세주소 등)를 무단으로 게시하는 경우

    타인의 ID 혹은 닉네임을 도용하는 경우

  • 게시판 특성상 제한되는 내용

    서비스 주제와 맞지 않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경우

    동일 내용의 연속 게재 및 여러 기사에 중복 게재한 경우

    부분적으로 변경하여 반복 게재하는 경우도 포함

    제목과 관련 없는 내용의 게시물, 제목과 본문이 무관한 경우

    돈벌기 및 직·간접 상업적 목적의 내용이 포함된 게시물

    게시물 읽기 유도 등을 위해 내용과 무관한 제목을 사용한 경우

  • 수사기관 등의 공식적인 요청이 있는 경우

  • 기타사항

    각 서비스의 필요성에 따라 미리 공지한 경우

    기타 법률에 저촉되는 정보 게재를 목적으로 할 경우

    기타 원만한 운영을 위해 운영자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내용

  • 사실 관계 확인 후 삭제

    저작권자로부터 허락받지 않은 내용을 무단 게재, 복제, 배포하는 경우

    타인의 초상권을 침해하거나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경우

    당사에 제공한 이용자의 정보가 허위인 경우 (타인의 ID, 비밀번호 도용 등)

  • ※이상의 내용중 일부 사항에 적용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으실 수도 있으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위에 명시되지 않은 내용이더라도 불법적인 내용으로 판단되거나 데일리팜 서비스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선 조치 이후 본 관리 기준을 수정 공시하겠습니다.

    ※기타 문의 사항은 데일리팜 운영자에게 연락주십시오. 메일 주소는 dailypharm@dailypharm.com입니다.

최신순 찬성순 반대순
약국 일반약 매출액 Top 100(05월)
순위 상품명 횟수
1 타이레놀정500mg(10정) 25114
2 까스활명수큐액 12130
3 리쥬비넥스크림 1262
4 판콜에스내복액 13175
5 케토톱플라스타(40매) 4200
전체보기

인터넷신문등록번호: 서울,아52715 | 등록일자 2019.11.20 | 발행일자 2019.11.20 | 발행인 : 이정석 | 편집인 : 가인호
발행주소: 서울시 송파구 법원로 128 문정 SK V1 GL 메트로시티 A동 401호
전화 : 02-3473-0833 |팩스 : 02-3474-0169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강신국)
Contact dailypharm@dailypharm.com for more information
데일리팜의 모든 콘텐츠(기사)를 무단 사용하는 것은 저작권법에 저촉되며,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