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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에게 희망을 걸어봐도 괜찮을까요?"
김지은 기자 2015-02-25 06:15:00
[현장]약대생-제약사, 의약품 마케팅 콜라보레이션 해보니



[23일 저녁 대웅제약 회의실] 마른침이 넘어간다. 진지한 눈빛들이 테이블 위로 교차한다.

묵직한 침묵을 깨고 프리젠테이션(PT)이 시작됐다. 자리에 앉은 학생들의 시선은 팀원들을 향해 오가고, 마케터들의 눈과 손도 빠르게 움직인다.

회사 대표 마케터들과 약대생들이 회의석상에 마주 앉았다.

"여러분의 의욕적인 모습을 보니 저희도 힘이 나네요."

팽팽했던 PT가 끝나고 마케터가 내뱉은 한마디가 어느덧 8년차 직장인이 된 기자의 가슴에도 와 박힌다.

[보름 전 7일 오후 중앙대] "선발주자에 비해 인지도가 문젠데, 어떻게 극복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약사에게 어필할 수 있는 셀링포인트, 그게 뭘까요?"

보름 전 풍경은 분명 달랐다. 토요일 오후, 한산하다 못해 어두컴컴한 약대 건물에 유독 한 강의실만 불이 밝았다.

수도권약대생제약마케팅 전략학회((Pharmaceutical Marketing Professional Leaders, 이하 PPL) 소속 30여명 학생들의 대화는 여느 대기업 마케팅 회의 못지 않았다. 이들은 왜 황금같은 주말도 반납하고 강의실에 모였을까.

"PPL은 제약 마케팅에 관심있는 약대생들이 모여 만든 학회에요. 매주 함께 모여 경영, 마케팅 이론을 공부하고 강의도 듣지만 실무에 목말라 있었죠. 그래서 제약사 제품 마케팅에 우리가 참여해 볼 수 없을까 고민했어요. 다행히 회사도 반겨주셨고요."

회의 중간 짬을 내 던진 질문에 윤찬종 PPL대외협력팀장(중앙대 약대)은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잠깐의 대화를 마칠 겨를도 없이 다시 회의가 이어진다. "엄마를 주 타깃으로 한다는데, 구체적 마케팅 기법은요?" "어떻게 하면 이지덤을 시장 1위로 만들 수 있을 까요?" 발표가 끝나자 상대팀들의 질문이 쏟아진다.

학생들은 오늘의 회의가 있기까지 보름동안 거리에도 나가고 약국도 돌았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 본 이지덤 시장분석 결과가 나왔다.

약대생 신분은 강점 중 강점이었다. 실무실습을 하며 소비자와 선배약사에게 이지덤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직접 판매하며 느낌점도 많다. 약학지식이 있다보니 제품의 성분, 효능효과 분석을 통한 제품의 강점, 약점 파악도 가능했다.

신나리 숙명여대 약대 학생은 "약국 실습 중인데 요즘 한창 고민 중인 제품을 직접 판매하면서 배우는 것도 많고 도움도 된다"며 "판매자인 약사와 소비자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제약사에 전달, 마케팅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게 재밌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보름 뒤, 4명이 한팀을 이룬 총 3개팀은 자신들이 한달여간 밤낮없이 발로뛰고 머리를 맞대며 준비한 PT를 선보이게 된다. SWOT분석은 끝났다. 이젠 소비자가 제품을 각인하고 구매로 연결되는 '무엇', 그 포인트가 절실하다.

[다시 23일 늦은 저녁 대웅제약 회의실]'풋'하고 웃음이 나는 것부터 무릎을 '탁'치게 하는 것까지, 아이디어 향연이다. 지난 보름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20대이기에 가능한 기존 프로모션 활용법부터 신제품, 마케팅 제안이 쏟아졌다. 제약이 많아 제약 마케팅이라고 했던가. 이들의 생각에 제한은 없어 보였다.

학생들과의 마케팅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함께한 대웅제약의 기업 마인드 역시 눈에 띄는 부분. 영업 중심의 여타 회사들의 OTC 마케팅 방식과도 분명 차이가 있어 보인다.

오늘 발표 주제인 이지덤은 현재 각종 사회공현활동 등으로 활발한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윈윈이에요. 때묻지 않은 참신함이 최대 장점이자 무기죠. 학생들은 실무 경험 쌓고 미래 선배인 우리에게 조언도 들으니 좋고요. 이번 아이디어 중 하나는 꼭 학생들과 기획해 실현해 볼 생각입니다."

대웅제약 조민근 차장(이지덤 PM)은 향후 학생들과 다른 제품들도 콜라보 해보고 싶단 뜻을 내비쳤다.

뜨거웠던 발표가 끝나고 참석한 직원들은 잠깐의 회의 후 순위를 발표했다. 팀별 대항전 제안도 학생들의 아이디어였다. 대결 형태로 가면 자신들의 열의가 더 올라갈 수 있겠단 생각에서다.

노은경 차의과대 약대 학생은 "학생 신분으로 이런 자리에 설 수 있단 것 만으로도 값진 경험이 되는 것 같다"며 "미래 마케터이자 약사로서도 한뼘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된 것 같아 뿌듯하고 무엇보다 이런 좋은 기회를 마련해준 대웅제약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수상이 끝나고 다시 20대 대학생으로 돌아와 떠들썩하게 회의실 문을 나서는 학생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묻고 싶어졌다.

'위기라고들 합니다. 국내 제약산업, 그대들에게 희망을 걸어봐도 괜찮을까요?'
김지은 기자 (bob83@dailypharm.com)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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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찬성순 반대순
  • 2015.02.25 11:57:53 수정 | 삭제

     

    사실 환상을 갖고 시작하지만 환상은 금방 깨지는 경우가 많아요.STP, SWOT분석해서 전략짜서 제품 런칭하고 매출상승하는 이런 이론적인거 좋지만결국은 어떻게든 병의원에 제너릭 (극히 일부 오리지날도 있긴 함) 돈 받아먹게 해서 약 처방될수 있게끔 영업사원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통 마케팅이랑은 좀 다르죠.사실 국내 30위권 이내 제약사들의 대부분은 어떻게 교묘하게 합법적으로 리베이트를 주고 선물주고 여행보내주고 세미나형식으로 밥사주고..이런거에 몰두합니다. 약사들이 회사가서 이런짓을 한다? 금방 회의감 느끼지요..저런것도 마케팅이라고 말한다면 뭐 할말은 없습니다만 기사의 내용하고 현실은 많이 다릅니다.

    댓글 2 0 0
    • 작성자380376
      2015.09.23 10:41:33 수정 | 삭제
      그쵸, 그치만 저렇게 해봐야 제약회사에서 보여주는 팩트와 눈속임, 그리고 제약산업의 이해에 대해 약사로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겠죠? 미리 알아서 나쁠거 없죠^^ 더더욱 이길이 내길이 아니다 싶어서 안갈수 있구요
    • 현직자371013
      2015.02.25 13:27:31 수정 | 삭제
      정확한 지적이십니다. 뭐 아직 애들이니 환상에도 젖어보는거겠죠
    등록
  • 2015.02.25 10:25:49 수정 | 삭제

     

    우리 때는 그냥 학교 선배들한테 건너건너 들어 멋모르고 진출했던거 자기들끼리 모여서 공부하고 토로한고 업체 의뢰해서 실제로 경험 쌓는거 보기만 좋구만. 경험해보고 아니면 딴길로 가면 되지. 학부 때 하고 싶은거 하게 두세요. 기업 인턴가서 시키는거 하는것 보다 이게 더 순수해 보이는 구만.

    댓글 3 0 0
    • 작성자380377
      2015.09.23 10:42:33 수정 | 삭제
      스펙도 쌓고 경험도 해보고 좋은거죠 그 이상 그이하인지는 본인이 해보고 판단하는거구요
    • 동아리2371016
      2015.02.25 13:32:48 수정 | 삭제
      세미나 끝나고 선배들과 같이 술도 먹고 면접정보도 얻구요...미리 친해지면 아무래도 취업할때 유리하죠
    • 재학생371014
      2015.02.25 13:30:52 수정 | 삭제
      잘 모르시는 소리, 이건 그냥 스펙쌓기예요.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에요.
    등록
  • 2015.02.25 09:14:33 수정 | 삭제

     

    경영.경제학과생이 아닌 약대생이 졸업도 하기전에 장사를 배운다는 것이 별로 유익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졸업해서 약국 개업하거나 제약사에서 영업.마케팅 파트에서 일하게 되면 지겹도록 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떄 가서 해도 넘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좀더 순수한 동아리를 하시는게 어떨까 생각 합니다, 취업 스펙은 약사면허 하나만 가지고도 충분합니다. 청년 대학생으로로서 보다 넓고 보편적인 순수성을 잃지는 마세요! 거참 마케팅=장사인데..!

    댓글 5 0 0
    • 380379
      2015.09.23 10:44:48 수정 | 삭제
      장사도 해본 사람이 안다고, 간접경험해봐야 제약회사 돌아가는거에 대해 정확히 판단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케팅으로 가서 일을 할지, 마케팅의 고객이 될지는 모르는 거지요.^^ 본인의 업에 자부심 가지세요
    • 지나가다371572
      2015.03.13 07:01:21 수정 | 삭제
      마케팅 14년차 분이 본인의 업을 장사라고 까내리시다니요 허허
    • 371006
      2015.02.25 09:19:06 수정 | 삭제
      면허가 있는 PM과 없는 PM의 차이지요..누가 더 생존에 절실할까요?
    • 이어서371005
      2015.02.25 09:17:41 수정 | 삭제
      그 이유가 뭔지 곰곰히 생각해 보시고 제약사 마케팅에 도전 하시길 바랍니다.
    • 한마디 더371004
      2015.02.25 09:17:04 수정 | 삭제
      제약사에서 마케팅 PM들 중 장사 잘하는 PM중에 약사보다 비약사들이 훨씬 많습니다.
    등록
  • 2015.02.25 08:51:56 수정 | 삭제

     

    업체에서 돈받고 하는게 아니라 동아리에서 자발적으로 업체에 건의하여 이러한 실무 경험을 쌓아볼 수 있게 한거죠~~~~ 이런 대학생 대외활동 정말 많아요...

    댓글 0 0 0
    등록
  • 2015.02.25 07:10:32 수정 | 삭제

     

    따지고 보면 윈윈이긴하네요. 회사가 학생들로부터 값싸게 아이디어나 전략도 얻을 수 있으니... 근데 마치 동아리 홍보같은 기사네요.

    댓글 2 0 0
    • 참나371011
      2015.02.25 10:43:19 수정 | 삭제
      이래서 약사의 적은 약사라고 하는 건가요...
    • 허허371000
      2015.02.25 08:20:25 수정 | 삭제
      염세적인 분이시네요 ㅋㅋ 델팜이 학부생 동아리 홍보해서 얻는게 뭐 있겠어요. 아침 따뜻한거 챙겨드시고 밝게 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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