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25일 올해부터 무자격자 의약품 불법 판매행위에 대한 처벌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의료제품 안전관리 체계 선진화' 방안으로 제시했는 데, 이면을 들여다보면 일괄 조정된 양형기준을 무자격자 불법판매 근절대책으로 그럴듯하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26일 발표자료를 보면, 식약처는 새해 업무보고 보도자료를 통해 무자격자 (온라인) 의약품 판매행위에 대한 벌금액을 현행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의약품 통신판매 중개·알선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 신설을 추진할 것이라고도 했다.

발표 내용만 보면 올해 새롭게 처벌기준이 강화되는 것으로 해석 가능한 데, 한꺼풀만 벗겨 보면 '팩트(사실)'는 맞지만 '진실(본질)'과는 조금 동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현행 약사법은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무자격자 판매는 인터넷(온라인) 판매, 약국 내 판매(카운터), 약국 밖 (불법) 판매를 모두 망라한다.

또 지난해 12월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조만간 공포될 개정약사법에는 벌금상한액을 징역 1년당 1000만원으로 일괄 조정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국회 양형조정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오제세 전 보건복지위원장이 발의한 법률안이 통과된 것이다.

가령 무자격자 의약품 판매나 조제 외에도 면허 대여자나 면대업주에 대해 현행 약사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약사법은 징역 1년당 벌금상한액 1000만원 비율에 맞춰 이들 위반행위 모두 5000만원 이하로 일괄 상향 조정했다.

국회 입법노력으로 벌금상한액이 올라가니까 식약처가 그럴듯하게 포장을 잘 한 셈이다. '원님 덕에 나팔 분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더구나 업무계획 별첨자료에서는 벌금액 상향 조정을 이야기하면서 '무자격자 온라인 의약품 판매'만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도 했다. 인터넷 불법의약품 판매 척결 대책을 주문해온 국회 지적 등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의약품 통신판매 중개·알선은 그나마 식약처가 올해 약사법개정을 추진하기로 한 처벌강화 방안이다. 그런데 식약처는 현행 처벌기준에 맞춰 양형기준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개정약사법이 아직 시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 기준에 맞춰 벌금상한액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징역 1년당 1000만원의 벌금으로 일괄 조정한 개정약사법이 시행되면 실제 새로 개정 추진되는 약사법상 중재·알선 처벌기준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