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점검]=영업사원 출입금지 4개월 개원가 동향

"제약회사 영업사원 출입금지가 실시된 이후 가급적 영업사원을 만나지 않는다. 병원 출입구에 부착된 결의문 때문인지 과거 하루에 2~3명 꼴로 드나들던 영업사원들이 일주일에 1~2명으로 줄어들었다."

"리베이트를 받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영업사원들로부터 신약 정보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만나고 있다. 영맨을 만나고 안만나고는 자유 의사라고 생각한다."

지난 5월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제약회사 영업사원 출입금지를 선언한 구로구의사회.

출입금지 선언 4개월 여 지난 19일, 영맨출금에 동참하고 있는 상당수 의사들은 신규거래를 위해 접촉하는 영업사원을 만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사원 출입금지와 결의문 부착이 회원의 자율 선택이기 때문에 동참하고 있지 않은 병원도 눈에 띄고 있다.

Y정형외과의원 모 원장은 "구의사회 분위기 탓인지 찾아오는 영업사원도 줄었다"며 "일주일에 1~2명씩 병원을 방문하지만 가급적 만나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오는 10월 시행을 앞둔 리베이트 쌍벌제 때문에 영업사원을 만나 괜한 오해를 사고 싶지 않다는게 개원 의사들의 입장이다.

G내과 모 원장은 "기존에 거래하던 제약회사 영업사원은 가끔 만나고 있지만 신규거래를 위해 찾아 오는 영업사원은 절대 만나지 않는다"며 "의사 회원들 간 친목행사도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등 오해를 살 만한 자리조차 만들지 않는게 현재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G정형외과 모 원장은 "지금 분위기에서는 중소 제약회사가 판촉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라며 "그렇다고 해서 그들도 리베이트로 큰 몇몇 회사의 후발주자로 성장하면서 신약개발은 뒷전으로 미뤄두도록 두면 안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그는 "영맨 출금을 의사들의 화풀이로 보지 말고 서로가 성장하고 변하기 위한 시발점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영업사원 출입금지 조치는 회원들의 자율 선택이라는 점에서 동참하고 있지 않은 병원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J의원 모 원장은 "의사회 결의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며 "괜한 매질을 영업사원에게 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고 언급했다.

G의원 모 원장 또한 "리베이트를 받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영업사원들로부터 신약 정보를 들어야 하기 때문에 만나고 있다"며 "영맨을 만나고 안만나고는 자유 의사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김교웅 구로구의사회장은 "회원들에게 결의문 부착을 독려하고 있고, 대부분 부착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영맨출입금지는 오는 10월 리베이트 쌍벌제가 시행되기 이전까지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의사들은 리베이트로 성장한 국내 제약사를 퇴출 시키고 옥석 같은 제약회사만을 남겨둬야 할지에 대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며 "쌍벌제로 인해 국내제약사의 거품을 제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부분에 대한 불만 때문에 혼란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영업사원 출입금지는 의사들이 제약회사를 몰아부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정부가 원하는 대로 제대로 된 정책을 잡아보자는 취지로 진행된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의료계와 제약계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